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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따니빠따 혹은 숫타니파타라고도 하는 이 경전은 사십대가 채 되지 않은 깨달음 직후 인도 전역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초기 부처님의 순박한 말씀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전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금강경' 이나 '반야심경' '천수경'은 사실상 상당히 각색의 과정을 거친 불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숫따니빠따는 부처님께서 살아 생전 당시의 시대의 역사적 풍경을 고스란히 알 수 있는 역사서이기도 하다.

 숫따니빠따의 가장 유명한 구절은 '코뿔소 뿔의 경'의 아래 구절이다.

 

소리에 놀리자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물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나라에서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라는 말로 초기에 번역되었지만, 무소라기 보다는 고고하고 당당한 풍채의 외뿔을 가진 코뿔소가 정확하다.

 시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이 구절의 전체를 읽어본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코뿔소 뿔의 경은 깨달음을 향한 수행자의 확고하고 강인한 용맹함을 옅볼 수 있는 경이다. 어찌보면 다소 냉정하고 인간미가 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이 정도의 확고함조차 없이 모든 고통을 여흰 열반을 얻을 수 있으랴. 물론 부처는 깨달음 이후에 여든이 넘는 노구가 될 때까지 이 경의 구절처럼 냉정하게 살지 않았다. 늘 수많은 제자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고, 부처 자신은 아무런 물질적 집착에도 구애받지 않았지만 부처가 가는 곳이면 각 왕국의 가장 부유한 사람들의 근사한 대접을 받으며 살았다.

 아마도 이 경에서 말하는 냉정함과 확고함은 삶의 형태라기 보다는 수행자의 마음가짐을 묘사한 듯 하다. 코뿔소 뿔의 경을 전체적으로 읽어보자.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폭력을 내려놓고,

그들 중에서 어느 하나도 해치지 않고,

자식도 바라지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교제하는 사람에게는 애정이 생긴다.

애정을 따라서 괴로움이 생긴다.

애정에서 일어난 위험을 보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들과 동료들과 동정심으로

마음이 묶여서 목표를 읽게 된다.

친교의 이 두려움을 보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과 아내에 대한 기대는 

넓게 가지를 뻗은 대나무가 얽힌 것과 같다.

대나무 순이 서로 들러붙지 않듯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숲에서 먹이를 찾아,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가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자유를 찾아,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료들 사이에서 머물거나,

서 있거나, 가거나, 유행하면 요구가 있게 된다.

탐내지 않는 자유를 찾아,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동료들 사이에서 오락과 즐거움이 있고

자식들에 대한 커다란 애정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싫다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에 속해 있는 그는

증오 없이 무엇이든지 만족하고,

두려움 없이 모든 위험을 극복하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어떤 출가자들은 만족하기가 어렵다.

또한 집에 사는 재가자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의 자식들에 관심 두지 말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잎이 떨어진 꼬빌라라 나무처럼

재가자의 특성들을 떨쳐 버리고,

영웅은 재가자의 속박들을 끊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일 확고하고 선한 삶을 사는 지혜로운 친구를 얻는다면,

모든 위험을 극복하고 기쁘게 

깨어 있는 마음으로 그와 함께 가라.

 

만일 확고하고 선한 삶을 사는

지혜로운 친구를 얻지 못한다면,

정복한 왕국을 버리는 왕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참으로 친구를 얻은 행운을 기린다.

자기보다 낫거나 동등한 친구와 가까이 사귀어야 한다.

그런 친구를 만나지 못하면 허물없이 살며,

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금 세공사에 의해 잘 만들어진

빛나는 황금의 (팔찌) 두 개가,

(한) 팔에서 함께 부딪치는 것을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처럼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장차 이 두려움을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참으로 감각적 쾌락들은 

다양하고, 달콤하고, 즐거워서

그들의 여러 가지 모습으로 마음을 휘젓는다.

감각적 쾌락의 가닥들에게서 위험을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나에게 재앙이고, 종기이고,

불행이고,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이다.

감각적 쾌락의 가닥들에서 이런 위험을 보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바람과 (태양의) 열기, 쇠파리와 뱀들,

이 모든 것들을 이겨 내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점이 있고 웅장하고,

거대한 몸통을 가진 코끼리가

무리를 떠나 숲에서 좋아하는 대로 사는 것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교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일시적인 해탈을 얻는 것도 불가능하다.

태양의 후예의 말씀을 명심하여,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잘못된 견해의 왜곡을 벗어나,

길을 얻어서, 해탈의 길에 도달하였다.

'나에게 지혜가 생겼다.

 다른 사람에 의해 이끌릴 필요가 없다.' 고 생각하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욕 없이, 속임 없이, 갈애 없이, 거짓 없이,

더러움과 어리석음을 날려 버리고

온 세상에 대한 집착 없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유익함을 보지 못하고

나쁜 행동에 빠져 버린 악한 친구를 멀리하라.

그릇된 견해에 빠진 자, 태만한 자를 가까이 하지 말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널리 배워 가르침을 마음으로 아는

고매하고 지혜로운 친구를 사귀어라.

유익한 (길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에서 감각적 쾌락에서 오는 행복에도,

유희와 오락에도 만족하지 않고,

관심 두지 않고, 꾸밈을 삼가고, 진실을 말하면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과 아내, 아버지와 어머니,

재물과 곡식, 친척들

그리고 감각적 쾌락의 한계가지 모두 버리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을 집착이다. 여기에는 행복도 적고 만족도 적다.

여기에는 괴로움은 더 많다.

이것은 낚시바늘이라고 알고서 지혜로운 이는,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물고기가 그물을 찟는 것처럼,

불이 (이미) 다 타 버린 곳으로 되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속박들을 부수어 버리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눈을 아래로 뜨고 주의 깊게 걷고,

감각기관을 지키고, 마음을 집중하고,

(번뇌가) 새지도 않고 불타지도 않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재가자의 특성들을 버리고

잎이 떨어진 빠리찻따 나무처럼,

출가하여 가사를 입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맛에 탐닉하지 않고, 산만하지 않고, 부양할 사람 없이,

(빈부를 가리지 않고) 차례로 탁발하고,

이집 저집에 마음이 묶이지 않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음의 다섯 가지 장애를 버리고,

모든 더러움을 몰아내고, 의존하지 않고,

사랑과 미움을 끊어 버리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전의 행복도 괴로움도 버리고,

환희와 슬픔도 버리고,

순수하고 고요한 평정을 얻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상의 진리를 얻기 위해,

단호하고 활기찬 마음으로, 게으럼 없이,

확고한 노력으로, 강한 힘을 갖추어,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한적함과 명상을 버리지 않고,

모든 일에 항상 담마에 따라서 살고,

존재들에서 비참함을 알고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갈애의 소멸을 열망하고,

깨어 있고, 총명하고, 배우고, 마음을 집중하고,

가르침을 이해하고, 확신을 갖고, 넘치는 힘으로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물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든 동물을 제압하고,

짐승들의 왕으로 승리하여 걸어가는,

강한 이빨을 가진 사자처럼 한적한 거처로 가야 한다.

(이처럼)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애, 평정, 자비, 해탈, 

기쁨을 때맞추어 닦고,

온 세상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고,

속박을 부수고, 

목숨이 흩어질 때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작의 이익을 위해 사귀고 의지한다.

오늘날 동기 없는 친구들은 보기 드물다.

자기의 이익에 밝은 자는 순수하지 못하니,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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