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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산야초 중 가장 귀한 취급을 받는 산삼이다. 위 사진의 산삼은 2구삼이다. 산삼은 일단 5개의 잎이 단풍잎처럼 펼쳐져서 자라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오가피도, 가시넝쿨도 5개의 잎이 단풍잎처럼 갈라져나와 잎만 보고 산삼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산삼인지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나의 줄기에서 여러개의 잔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갈라져 나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2개면 2구, 3개면 3구, 4개면 4구, 5개면 5구(오구오구...) 산삼을 캐서 뇌두를 보기 전에 이렇게 대략적으로 나이를 알 수도 있다. 잔줄기가 많을 수록 나이를 많은 것으로 간주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산삼인지 구분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은 가운데로 영롱하게 피어나는 꽃과 빨간 열매이다. 위의 삼은 아직 봄이기에 꽃이 피지 않았지만 여름에는 꽃과 열매가 맺힌다. 

 

 

 

 

 산삼과 닮은 산야초 중에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천남성'이다. 약초를 잘 보는 사람이야 잘못 볼 일이 없을 정도로 자세히 보면 생김새가 다르다. 하지만 묘하게도 멀찍이서 보면 산삼과 천남성이 비슷한 구석이 있다. 위 사진에는 없지만 빨간색 영롱한 열매의 생김까지 산삼과 천남성이 비슷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천남성은 맹독성을 가진 독초이다. 여담으로 장희빈의 사약을 만들때도 함유되었다고 전해지는 유명한 독초이다. 소량을 잘 활용하면 약초로도 쓰인다고 하나 약초고수가 아니고서야 엄두도 내면 안 될 일이다. 

 

 또한 천남성은 성전환을 하는 풀로도 유명하다. 보통 식물은 암수가 딴몸인 것이 있고, 한 몸에 암수가 함께인 것이 있다. 그런데 천남성은 암수딴몸인데 어느 시점에서 성전환을 하는가보다.

 

 

 위 사진의 어린 천남성은 언듯보면 진짜 산삼과 비슷하다. 하지만 자세히보면 산삼과 전혀 딴판이다.

 

 

 

 산삼과 가장 햇갈리는 산야초가 바로 위 사진의 '오가피' 이다. 잎이 다섯개로 갈라져나와 이름도 오가피이다. 하지만 산삼이 다년생 풀이라면, 오가피는 '나무'이다. 오가피와 산삼의 가장 큰 차이는 오가피는 나무답게 줄기가 목질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느 나무들 처럼 줄기에서 잔가지가 두서없이 뻗어나온다. 한개의 줄기에서 우산살처럼 동시에 줄기가 퍼져나오는 산삼과는 전혀 딴판이다. 하지만 잎의 생김새만은 산삼과 구분이 거의 가지 않는다.

 

 오가피 역시 술이나 장아찌로 담가먹는 쓰임이 좋은 산야초이다.



 난 산삼에 대한 신비주의가 없다... 산삼을  나름 이 짧은 인생에서 생으로 몇뿌리를 씹어먹어보았지만 너무 잘 받는 것인지, 안 받는 것인지 남들이 말하는 효험이 없다. 심지어 속에 열감도 잘 안오른다. 그냥 풀뿌리 하나 먹는 기분이다.

 그런데 산책을 다니다보면 가끔씩 산삼을 보곤 한다. 원래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산을 많이 타는 것도 아니고 가끔씩 풀구경 하로 경사가 낮은 산책로를 거니는 편인데 가는 길에 산삼이 보이곤 한다. (물론 한 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등 많은 인생고민이 있었을 때 자연인처럼 살고 싶어 이런저런 약초의 생김새에 대해 엉터리로 공부한 적이 있어 산삼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도의 안목은 있다.)

 한참 자연인을 꿈꾸며 약초를 찾으려 바득바득 산을 오를 때는 산삼은 커녕 당귀나 더덕도 잘 못봤는데, 요즘은 설렁설렁 걸어다니다보면 잔대, 더덕, 당귀 등등 각종 산야초와 가끔씩 일이년에 한번 정도...산삼도 눈에 띈다. 산을 오르는 시간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빈도로 보는 것 같다.

 오늘도 2구짜리 어린 산삼을 봤다. 날씨가 괜히 맑고 좋아 산책이나 하려는데 번뜩 정신이 허령하여 '어! 산삼 보겠네' 했는데, 눈 앞에 똭! 산삼이 있는 것이다. 원래 우연의 신비주의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 사람들은 산삼이 신령스럽고, 그것을 캐는 사람에게 산신령이 점지해주는 것이라 하는데 내 생각에는 산 속의 수많은 풀들을 저마다 다 관심있게 사랑스런 눈으로 보다보면 각종 풀들이 다 구분되어 보이고 비교적 적은 비율로 분포하는 산삼도 가끔은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한다.

 다만 차별없는 마음, 분별없는 마음으로 산의 신령함과 그곳의 생명들을 사랑해야지 타오르는 욕망으로 봐서는 절대 산삼을 얻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아! 그리고 또 한가지 산삼에 대해 알게 된 사실~ 산삼은 땅속에 뿌리내려 매년 줄기와 잎을 틔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수년간의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도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내가 오늘 본 산삼이 올 해로 1년생인 어린 삼일수도 있으나, 오늘 내가 산삼을 발견한 곳은 평소 산삼을 발견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곳이었다. 그렇다는건 이 산삼이 다년간 잠복을 했거나, 1년생 산삼이라는 것이다.

 여튼 주저리주저리... 산삼 본 이야기를 해본다. 물론 오늘 본 산삼은 캐지 않았다. 줄기가 몇 구냐에 따라 꼭 나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2구짜리에 꽤나 어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굳이 잘 크고 있는 이 녀석을 캐서 먹고 싶지도 않았다. 안 그래도 문명사회를 살며 몸에 좋은 것들을 너무 먹어서 탈인데... 굳이 산속에 신령스럽게 잘 살고 있는 이 녀석까지 캐서 먹어야하나.. 뭐 이런 생각이 든다. 부모님께서 몸이라도 크게 불편하셨다면 냉큼 캐서 드렸겠지만 그도 아니니 패쓰~~ 돈이나 열심히 벌어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맛난 거 사드리는게 더 효도 같다.


 난 산삼보다 산에 난 이런 이름 모를 들꽃들이 예쁘다. 그리고 취, 둥글레 같은 흔한 산야초들을 잘 먹는 편이다. 기실 산에 나는 것들은 꼭 산삼이 아니라도 다 몸에 좋은 것 같다. 그래서 굳이 산삼에 욕심내지도 않는다.


... 나 오늘 뭐래니... 이렇게 글이 두서없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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