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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세기를 유행한 철학명언을 받아들일때 가장 오해도 많고, 절대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여 오해하면 안되는 용어가 바로 니체의 '신은 죽었다.' 일 것이다. 니체는 그의 명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왜 '신은 죽었다'고 말했을까? 

 

 니체가 '신은 죽었다.' 라는 파격적인 말을 한 이유는 19세기 이전까지 서양문명이 지니고 온 고질적인 '이원론적 세계관'을 망치로 깨부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적 전통을 가진 서양문명은 기묘한 이원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마치 지금 이 땅과 천국이 분리되어 있듯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을 분리시켜 놓았었다. 인간의 몸과 이 대지의 것들은 한낮 '가짜'에 불과하고, 인간의 합리성에 바탕한 고고한 정신과 영혼, 그리고 천국의 세계만이 오로지 '진짜' 라는 지나친 치우침에 대한 경종이고 망치질이었던 것이다. 즉, 니체의 '신은 죽었다' 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에 균형감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지 절대 초월자 혹은 초월적 법칙의 신비에 대한 비꼼이 아니었던 것이다. 니체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이 용어만 들으면 마치 니체라는 사람은 굉장히 오만방자하고 자기애에 가득하며(..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쩝) 미신타파를 외치는 물질주의자처럼 느껴지겠지만 결코 그렇게 니체의 사상은 단순무식하지 않다. 다만 뜨겁고 열정적으로 인간 내면의 주체의식, 실존의식을 건드려 그 열망과 뜨거운 불길로 기존의 인간이 쌓아놓은(서양인이 쌓아놓은) 인식의 장벽을 깨부쉈던 것이다.

 

 이러한 니체의 열정적인 노력은 기묘하게 20~21세기 과학과 문명의 발전과 만나며 이 용어에 대한 이상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마치 '신은 죽었다' 라는 말이 20세기 인간의 눈부신 과학과 문명의 발전에 대한 찬양과 '신'이라는 미신적인 존재에 대한 타파를 이야기하는 구호처럼 들리니 말이다. 니체는 단지 '신'이라고 상징된 '인간의 편협한 인식체계의 한계'를 타파하려 한 것이다. '과학'이 인간정신의 위대함을 저해하는 편협한 신화적 요소로 자리잡는다면 '과학'도 결국 또 다른 '신'이며 이는 죽어마땅한 것이다. 실제로 '과학'은 마치 현대인들에게 '신'처럼 군림하여 모든 가치관을 결정짓고 있지 않는가! 어쩌면 현대인들은 '과학'이라는 '신화'에 사로잡힌 노예일 뿐이다. '신은 죽었다'고 외치지만 니체가 말한 '위버맨쉬(초인)'과는 한걸음 더 멀어져 버린 것이다. 

 

 니체 덕분인지 과학 덕분인지 몰라도 현대인들은 지나치리만큼 '대지'에 충실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지나치게 '신체(나의 몸)'에 충실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죽였던 신을 다시 무덤에서 끄집어내어 살려야 할 판이다.  20~21세기 인류의 길은 번창과 발전의 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과 문명이란 이름으로, 혹은 인간의 오만과 독선으로 '신을 죽였다.' 하지만 신은 결코 인간이 죽인다고 죽는 존재가 아니다. 단지 '사람 안의 신'을 죽였을 뿐이지 이 우주의 여여한 신은 인간 따위가 죽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의 문명이 또 다시 엄청난 한계와 재앙에 부딧힐 때 인간은 다시 겸손을 배우고 신을 찾을 것이다. 

 

 니체가 말한 '신'이란 인간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인간을 옭아매는 '인간 의식 속의 신' 이다. 인간이 감히 아직 그 신비를 밝혀내지도 못한 진정한 초월자를 말한 것이 아니다. 다만 인간이 규정지은 '신'이라는 편협한 감옥을 깨버리고, 건강한 자기자신이 되라는 뜻이다. 건강한 나의 두발로 대지를 디디고 섰을 때 인간은 다시금 편견없는 어린아이 같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맑게 하늘을 찬양할 것이다. 그 신비와 거대함을 찬양하며, 즐겁게 '댄스 위드 스카이(Dance with Sky)'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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