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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전을 이야기 하기가 매우 난감한 이유는 분명 수련을 하는 사람에게는 단전자리가 느껴지는데, 일반인들에게는 느껴지지도 않고 또한 해부생리학적 기관(Organ)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수련을 하는 사람들의 주관적 착각에 의해 만들어진 난해하고 몽매한 환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경험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것을 잘 안 믿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처음 태극권 수련을 접할 때 내적 갈등이 있었다. 태극권의 특유의 몸짓과 그것이 내포한 도가철학의 매력 때문에 태극권을 수련하였지만 '기'니 '단전'이니 '소주천' 따위의 말들을 잘 믿지 않았었다. 왜냐하면 초심자였던 나에게 그런 감각들이 느껴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련이 무르익어감에 따라 몸의 열감이나, 자기장 혹은 물줄기 같은 기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단전의 느낌이 확연해지면서 다시금 내적 갈등이 시작되었었다. 분명 내 주관적 감각으로는 느껴지지만 이것을 경험적, 과학적으로 설명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왜 그런 갈등을 하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체란 질량을 가진 에너지 덩어리이다. 또한 인체는 끊임없이 순환하며 창조와 파괴의 재생산이 이뤄진다.  자연히 중력, 전자기장, 혈압, 근육 등 다양한 에너지와 물리적 흐름으로 가득하다. 수련이란 이러한 에너지의 흐름을 섬세하게 자각하고, 이를 컨트롤 해가는 과정이다. 마치 비가 내리면 하천이 생기고, 바람에는  지형의 특성을 반영한 방향이 있으며, 사람이 다니는 길에는 도로가 나듯 인체도 특정한 운동방향에 따라 에너지의 일관된 흐름이 생긴다. 그것을 경락이라고 하는 것이다.

 마치 하천과 하천이 모여 저수지가 되고 바다가 되듯, 도로와 도로가 모여 결절지가 되고 도시가 생기듯, 인체의 에너지도 들고 나는 곳이 집중되는 지역이 생기는데 이를 단전이라 하는 것이다. 대게 인체의 물리적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이 하단전, 인체의 순환적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이 중단전, 인체의 정신적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이 상단전이다.

 하단전이 위치한 곳 주변에는 허벅지, 고관절, 생식기, 창자가 있다. 이들은 근력의 형성, 소화와 배설, 생식 등 인체의 물리적 영역을 담당한다.
 중단전이 위치한 곳 주변에는 심폐와 간위가 집중하여 인체의 순환적 영역을 담당한다.
 상단전이 위치한 곳 주변에는 뇌와 눈이 집중하여 인체의ㅣ 정신적 영역을 담당한다.

 단전은 '에너지 감각'이다. 에너지의 형태와 역할에 따라 그것이 집중되는 곳이 있기 마련이고, 그 부분을 '감각' 하는 것이다. 단전을 인체의 기관이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단전은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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