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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나 역동적인 한국판 포스트 때문에... 처음에는 통쾌한 액션영화인 줄 알았다. 아이언맨, 슈퍼맨, 그리고 인도의 마운틴맨... 요즘은 워낙 히어로물 시대이다보니..큼큼

 하지만 이 한국판 포스터의 스펙터클함에속지 말라. 마운틴맨은 한 사람의 경이로운 삶을 통해 인도의 철학과 정신을 표현해 낸 근사한 명작이다. 다스랏 만지히... 어쩌면 그는 진정한 인도의 구루(Guru)가 아니었을까.
 
 사실 영화의 시작은 조금 지루하다. 만지히의 젊은 시절이 나오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 파구니아가 나온다. 인도의 시골뜨기가 운명적인 사랑을 만난 과정과 무언가 분노에 찬 그가 산을 깨부수는 장면이 교차하며 나온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 파구니아를 잃게 된 것이다. 파구니아가 급작스런 사고를 당했을 때 갤로르? 라는 마을을 가로막고 있는 산 때문에 도시의 병원으로 후송을 못하고 그녀는 죽음을 맞이한다. 분노에 찬 만지히는 결국 산을 깨부수기로 한다.


 그가 산을 깨부수는 행위는 어쩌면 산을 증오해서가 아니라 필멸자로서의 인간이 가진 무력함과 고통에 대한 우주적인 분노의 표출이었고, 이를 관통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고행이자 요가였을 것이다. 그렇게 둘 곳 없는 분노를 산을 깨부수며 풀어간다.

 산을 깨부수기 시작한 젊은 만지히는 분노에 가득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죽을 뻔한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산에 파구니아를 투영하여 점차 그 산을 깨부수는 것을 자신의 삶과 수행으로 받아들여 산을 사랑하게 된다. 또한 그의 깨달음을 향한 요가는 멈추지 않는다.

 어느덧 예쁜 당고머리를 한 노인이 된 그는 성자의 모습처럼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작은 움직임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인도철학의 정신이다. 사람들은 흔히 인도철학을 굉장히 탈속적인 것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인도철학은 그 어떤 철학보다 인간으로써 신의 영역을 탐하려는 뜨거운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한 인간이 우주를 움직이는 힘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이 선언한 행위를 끝까지 지켜내는 집념과 인내에 있다. 산을 깨부수고자 했으면 산을 깨부숴내야 하고, 여인을 위해 궁전을 지으려면 궁전을 지어내야 한다. 폭력을 쓰지 않기로 했으면 절대 폭력을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 다르마를 지키는 것! 이것이 우주를 운행하는 힘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비폭력운동을 선언하여 그것을 지킴으로써 세상을 움직였듯 다스랏 만지는 산을 깨부수기로 선언했기에 산을 깨부숴야 우주가 운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도철학은 매우 적극적이고 현실참여적이다.

 

 이 영화는 실화에 기반한다. 지금도 실제로 인도에 '만지히 도로'가 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슴 속에 뜨거운 불길이 일어나 수십번은 보았던 것 같다. 특히 만지히가 정부에 청원을 하러 기찻길을 따라 도보여해을 하는 장면의 음악이 참 마음에 들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만지히의 호탕한 웃음과 신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나에게 가슴을 울린다. 이 영화는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과 비슷한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

 한 인간의 고결한 위대함에 대한 영화, 한 인간이 얼마나 큰 우주적 힘을 지녔는지에 대한 영화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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