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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요즘 가야금을 다루는 것에 푹 빠져있다. 헌데 가야금을 다루는 일은 만만치 않다. 매우 섬세하고 엄격하게 선율을 맞춰하지 않으면 선생님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이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박자와 음정이 틀어지면 음악 자체를 망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야금을 배우며 나의 태극권을 수련했던 지난 날을 반성해보았다. 나는 투로를 행공할 때 이렇게 악기를 다루듯 엄격하였는가? 나는 나의 몸을 다룰 때 이 악기를 다루듯 정성껏 다뤘는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자주 투로의 운행과 무게중심의 이동을 허투루 하였었고, 요결을 지키지 않고 딴 생각에 빠져있을 때도 많았다. 또한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싶은 욕심에 몸이 축나는지도 모르고 마구 파괴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다급하게 행공하였던 적도 많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한 때 왜 그렇게 태극권을 하면 무릎이 아팠었는지, 태극권을 배우는데도 심기가 불안정한지... 그 원인을 가야금을 다루며 알 수 있었다. 즉 정성과 집중력이 부족하였던 것이다. 악기는 조금만 틀려도 티가 나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질래야 흐트러질 수도 없다. 그랬다간 나한테도 들키고 남한테도 들켜버린다. 하지만 태극권은 조금 안일하게 하여도 티가 잘 안난다. 아니, 당장에는 티가 잘 안나지만 결국 몸의 부작용으로 크게 탈이 나버린다. 

 태극권을 수련할 때도, 나의 몸을 관리할 때도 바로 이 악기 다루듯 움직임 하나 하나 정성을 다하는 것, 이것이 매우 중요한 요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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