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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uJ7k2eOWNg

 
'팔단금(八段錦)'이란 여덜개의 단계로 이뤄진 비단 같이 아름다운 동작' 이란 뜻이다. 중국의 '화타오금희' '달마역근경'과 더불어 대표적인 도인양생공이라 할 수 있다. '도인(導引)'이란 '이끌고 끌어당기다'란 뜻으로 기혈을 이와 같이 운행한다는 의미이고, '양생(養生)'이란 말그대로 '생명을 배양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생명을 연장하고 불로불사의 신선이 되고자 하는 도가의 단학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팔단금은 500년대 남조의 양나라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그 구체적인 발전은 송나라에 이루어졌다. 송나라는 중국의 무예, 도가수련에 있어 매우 의미가 있는 시대이다. 일단 송나라 태조 조광윤의 '태조장권', 남송의 장수 척계광의 '기효신서' 등 중화권의 각개로 퍼져있는 무술들이 통합되고 '중국무술' 다운 틀을 갖춘 시기이다. 또한 도가의 풍습에서 단약을 복용하여 생명을 연장하고 양생하려는 기존의 '외단법'이 가져오는 부작용에 의해 기혈순환을 촉진하는 건신운동과 체조 위주로 인체 내부에 '단전'을 형성하는 '내단법'이 발달한 시기이다. 그리하여 송나라에 도가수련관련 서적도 활발하게 편찬되었고, 도가의 성지인 무당산이 중축된 것도 이 시기이다.

 팔단금도 이 시대와 맡물려 구체적인 틀을 갖추었으며, 이후 청나라 시대에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고, 현대에는 중국의 전국민 건강을 위한 대체의학의 발전정책에 의해 간화식 태극권 등과 같이 건신양생 체조들이 전국민적으로 활발히 보급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꼴을 갖추었다. 다른 중국현대문화들이 그러하듯 팔단금 역시 오늘날의 필요에 의해 상당히 계량화 된 것이므로, 오늘날의 팔단금을 두고 그 전래나 정통성에 대해 지나치게 논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리라. 다만 이것이 스스로의 몸에 얼마나 이롭게 작용하는지 진솔한 관찰과 진단이 중요할 뿐이다.


팔단금은 아래 8가지의 동작으로 되어있으며, 쉬운 동작과 제자리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매우 대중성이 뛰어난 기공체조이다. 아래에는 각 동작의 이름과 의미를 적어볼 것이며, 최근에는 유튜브에 중국에 제대로 된 팔단금이 많이 보급되어 영상으로 소개하고자한다.
 

 

1단 양수탁천리삼초(兩手托天理三焦)
 이는 '하늘을 받치듯(혹은 밀듯) 양손을 들어올려 삼초를 고르게 한다.' 는 뜻이다. 삼초란 인체의 오장을 세 부위로 나눈 것이다. 상초는 심폐, 중초는 위와 췌장, 하초는 간과 신장이다.
 양손을 들어올리면 위장을 중심으로 오장이 편안하게 펼쳐진다. 이를 통해 삼초를 고르게 하고 기혈을 순환하는 것이다.

2단 좌우개궁사사조(左右開弓似射雕)
 이는 '좌우로 독수리를 흉내내며 활쏘기'는 뜻이다.
 활쏘기를 하듯 의념과 시선을 쏘는 방향으로 두고, 활을 만작하듯 어깨와 견갑골을 활짝 편다. 이 동작을 통해 등근육에 자극을 주고 흉부를 활짝 펴서 심폐를 편안히 한다.

3단 조리비위수단거수(調理脾胃須單擧手)
 이는 '한 손을 들어 마땅히 비위를 고르게 조절하는 이치' 란 뜻이다.
 1단과 유사한 효과가 있지만 한 손은 들고, 한 손은 땅에 두어 기혈의 차이를 두어 순환을 촉진하고 비장과 위장운동을 자극한다.

4단 오로칠상왕후초(五勞七傷往後瞧)
 이는 '얼굴을 뒤로 돌리며 오장의 노함과 칠정에 의한 손상을 회복하다.' 라는 뜻이다.
 고개를 돌리고 어깨와 흉부를 펼치며 손바닥을 뒤집으며 팔이 전사된다. 이와 동시에 목과 어깨근육이 마사지되고, 흉부는 편안하게 펴진다. 이를 통해 오장을 편안히하고 과한 칠정작용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5단 요두파미거화심(搖頭擺尾去火心)
 이는 '머리를 흔들고 꼬리뼈와 고관절을 열어 심장의 화를 보낸다.'는 뜻이다.
기마자세에서 발뒤꿈치를 보며 머리를 돌리면 허벅지에는 엄청난 압박감이 들어가는 반면 목과 어깨는 이완된다. 하체에 혈을 집중시키고 목과 머리를 가볍게 하며 심장의 화를 가라앉히는 원리이다.

6단 양수반족고신요(兩手攀足固腎腰)
 이는'두 손으로 발을 끌어잡아 신장과 허리를 강화하다.' 는 뜻이다. 선 자세에서 손과 발이 맡닿아 하체의 후면을 스트레칭하고 상체를 동시에 들어올리며, 요부의 근육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허리와 신장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7단 찬권노목증기력(攢拳奴目增氣力)
 이는 '주먹을 말아쥐며 눈을 부릅떠서 기력을 증진시키다.'는 뜻이다.
주먹을 말아쥐고 눈을 부릅뜨면 의념이 집중되고 강화된다. 허하게 퍼져있는 기를 집중시키는 훈련이다.

8단 배후칠전백병소(背後七顚百病消)
 이는 '발뒤꿈치를 일곱번 들어 뒤를 일곱번 떨어뜨려 백병을 해소하다.' 는 뜻이다. 발뒤꿈치를 떨어뜨리며 인체의 후면에 진동을 주어 기를 순환시키고 백병을 떨쳐내는 원리이다.
 


아래 영상은 필자가 직접 만든 팔단금의 전체동작 영상이다.

 

 태극권의 요결에는 '기침단전(氣沈丹田)'이라는 말이 있다. (기침을 단전으로 하라는 뜻이 아니다.) 기를 단전으로 내리라는 뜻이다. 또한 '이의도기 이기운신' 이기 때문에 의식이 가는 곳에 기가 간다. 즉, 의식을 단전에 두어 기를 단전으로 내리라는 뜻이다. 

 

 '기침단전'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고관절을 이완하고(송과) 꼬리뼈를 내리고 감아야 한다.(미려중정)  또한 어깨와 팔꿈치를 이완하면(침견추주) 몸의 물리적 중심이 단전에 집중된다. 그 상황에서 의식이 단전을 바라보게 되면 '기침단전' '의수단전'이 이뤄지는 것이다.

 

 태극권은 '움직이는 선' 이라고 한다. 즉, 움직이는 선가의 수련이자 명상인 것이다. 태극권이 이런 우아한 칭호를 받게 된 이유는 위에서 서술한데로 태극권의 요결 자체가 기가 막히게(태극권에서 기막히면 죽는데...쩝) 명상 혹은 선도(仙道)수련의 원리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명상수련 역시 그 핵심은 호흡 혹은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에 있다. 태극권은 권의 요결을 위해 자연스럽게 선가의 요결에 맡닿은 것이다.

 

 

 

 

 태극권이 '기침단전'을 강조하는 이유는 첫째 무술적 목적에서 시작하였다. 무술에 있어서도 기침단전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단전에 의식과 힘의 중심을 두면 엄청난 운동능력의 향상을 가져온다. 부분적으로 쓰여지던 힘들이 단전을 중심으로 통합되기 시작하면서 힘을 흡수하기도 폭발시키기도 좋아진다. 또한 몸의 중심성이 매우 좋아진다. 

 

 그리고 의식을 단전에 두는 이유는 목숨을 건 결투의 순간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투를 할 때 사람들은 보통 흥분한다. 살면서 자주 겪지 못할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도 격해있고 자칫 하면 큰 상처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압박감이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때일 수록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이는 어떤 분야의 승부사들 모두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기침단전'은 유독 태극권만이 아니라 모든 승부에 있어 기본적인 요결일 것이다.

 

 이처럼 태극권은 무술로써 연구 끝에 '기침단전'이라는 원리를 발굴해 내었을 것이다. 또한 진가태극권을 창시했던 진왕정이 후대에 전해줄 때 건강양생적인 요소도 고려하여 권법을 창시하였다 하니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문명권 전체에 퍼져있는 선가의 풍습이나 관념이 당연히 영향을 미쳤으리라...

 

 이런저런 이유로 태극권은 기가 막히게 '움직이는 선(禪)' '움직이는 명상' 이 되었다. 명상이나 기공수련을 하는 사람이라면 필히 태극권을 연구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명상과 기공은 헬스나 필라테스 같이 현대사회에 각광받는 운동과 또 다른 의미에서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 인체를 단순히 근육과 대사량만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심, 기, 혈' 의 차원에서 '마음, 순환, 물질'의 다차원적 진단과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공이나 명상에 대해 대중들은 매우 어렵고 난해하며, 신비주의나 사이비라는 편견도 있는듯 하다. 하지만 신비주의나 미신적인 겉치례를 걷어내면 명상과 기공도 헬스나 필라테스만큼이나 원리적으로 어렵지 않고(인내와 끈기는 필요하지만) 과학적이다.

 

 명상과 기공의 원리가 가장 잘 적용된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반신욕이다. 전통의학과 기공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인체의 원리 중 하나는 바로 '수승화강(水昇火降)'과 '두한족열(頭寒足熱)'이다. 모두 인체의 하체와 말단부위를 따뜻하게 하고, 인체의 상층부를 차게 하라는 뜻이다.

 

 

 

 

 '수승화강'이란?

 인체를 소우주로 볼 때 '천(하늘)'은 머리이고 '지(땅)'은 아랫배와 인체의 말단부(손발)이다. 우주는 '천지수화'의 작용이다. 마치 땅에서 물이 증발하여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뭉치고 얼어붙어 비와 눈이 되어 내리듯, 손발과 배에 불기운을 두어 따뜻하게 하여 등줄기를 통해 혈을 올리고 머리를 차게하여 비가 내리듯 가슴줄기를 통해 내리는 원리이다. 그러므로 '두한족열' 머리는 차고 발은 따뜻해야 하는 것이다.

 

 

 반신욕은 애써 기공수련을 하지 않아도 하체를 따뜻하게 하고, 상체를 차게 하는 방법이다. 하체와 상체간의 온도차를 두어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방법인 것이다. 또한 인체는 과학적으로 볼 때에도 차고 압력을 적게 받아야 제 기능을 하는곳이 있고, 따뜻하게 하여 적절히 압력을 줄 때(안마) 제 기능을 하는 곳이 있다.

 

 일단 머리와 심폐는 차가워야한다. 머리에는 수많은 신경이 모여있어 엄청난 양의 에너지소모가 일어난다. 또한 심장과 폐는 계속 펌프질을 하기 때문에 흉부를 전체적으로 넓고 시원하게 하여야한다. 즉 이 기관들은 냉각작용을 해야 제 기능을 다 하는 것이다. 또한 심폐는 일정한 압력치에서 정상적인 작동을 한다. 예를 들어 물 속에 들어가 압력을 높힐 경우 답답한 느낌을 받으며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폐와 머리는 압력을 안 받는 상태로 차게 두어야한다.

 

 그에 반해 내장은 따뜻해야한다. 내장에는 무수한 효모와 유산균이 증식하고 있다. 효모와 유산균은 활동이 활발해지는 특정한 온도가 있는데, 특히 현대인들은 밀, 고기, 술, 인스턴트 식품 등 냉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여 내장이 찬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효모와 유산균의 활동이 저조해서 소화불량이 쉽게 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장을 따뜻하게 해주도록 배를 항상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혈액이 모여있는 손발과 내장, 그리고 제 2의 심장인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 모두 적당한 압력을 주어 안마를 해 줄 경우 혈액의 순환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즉 이들 기관은 따뜻하게 해주어야한다.

 

 위에서 기술한 원리는 단지 반신욕을 하면 그대로 구현이 된다. 또한 기공의 원리가 이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기공과 명상이 어렵거나 할 여건이 안되는 사람들은 꾸준한 반신욕만 하여도 매우 훌륭한 기공명상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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